- 성범죄
데이트폭력과 성범죄, 연인 사이에도 강간죄 성립될까?
“사귀는 사이인데 강간죄가 된다고요?
그게 말이 되나요?”
실제 상담 현장에서 적지 않은 분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시는데요. 연인 관계였다는 사실이 성범죄 혐의를 부정하는 근거가 된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교제 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이 포기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연인 사이라도 상대방의 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성관계를 강요했다면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죠.
아래에서 실제 판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데이트폭력, 어떤 법이 적용되나요?
데이트폭력은 별도의 단일 법률로 규율되지 않습니다. 행위 유형에 따라 형법, 성폭력처벌법, 스토킹처벌법 등이 각각 적용되는데요.
신체적 폭행이 있었다면 ‘폭행·상해죄’
성적 행위가 문제 된다면 ‘강간죄 또는 강제추행죄’
협박·감시·스토킹이 동반된 경우 ‘스토킹범죄’
이처럼 하나의 데이트폭력 사건에서도 여러 법률이 중첩 적용될 수 있다는 점,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연인 사이 강간죄,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나요?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행위 당시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한 성관계가 있었는지 여부이지요.
특히 중요한 점은, 교제 기간 중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이 이후 강제적 성행위에 대한 동의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과거의 관계와 문제가 된 그 순간의 동의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실제로 어떻게 판단했을까?
교제 중인 연인 사이의 성범죄 혐의를 다룬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원심은 “하루 이틀 전에도 성관계를 한 피고인이 이 사건에서만 강제로 성관계를 할 이유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는데요.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연인 관계였거나 이전에 성관계를 가진 사실만으로 문제가 된 성관계를 피해자가 용인했거나 폭행·협박이 없었으리라는 추측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한 것입니다.
또한, 대법원은 두 사람의 신체 조건 차이, 범행 직후 피해자가 거절 의사를 반복적으로 표현한 사실, 이틀 후 곧바로 고소에 이른 경위를 피해자 진술의 신뢰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은 실무상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라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피해 직후의 행동이 이후 수사와 재판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 신체 증거 보존 : 가능하면 씻지 않은 상태로 병원 또는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해 증거 채취를 받으세요.
- 디지털 증거 확보 : 협박·폭언이 담긴 문자, 카카오톡, 통화 녹음 등을 삭제하지 말고 보관하세요.
- 정황 기록 : 사건 전후 상황, 주변인의 목격 여부, 병원 진료 기록을 정리해두세요.
- 전문 기관 연락 : 경찰(112), 여성긴급전화(1366), 해바라기센터를 통해 초기 대응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증거가 없어도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자체가 중요한 증거로 기능합니다. 신고를 포기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먼저 상담해보시기 바랍니다.
피의자·피고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억울하다고 느끼더라도 수사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이후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사용되기 때문인데요. “합의된 관계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대화 내용, 이후 행동, 교제 정황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강간죄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도 검사가 공소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합의를 고려한다면 시점과 방식 모두 법률 전문가와 상의해야 합니다. 고소장이 접수된 시점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연인이었다는 사실은 결코 면죄부가 되지 않습니다.
데이트폭력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라면 초기 증거 보존이, 피의자라면 수사 초기 진술 관리가 사건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감정이 격한 상황일수록 혼자 판단하고 대응하다가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를 상담 현장에서 자주 목격합니다.
지금 상황이 어느 쪽이든, 먼저 변호사와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첫걸음입니다.
데이트폭력 성범죄와 관련해 더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다면, 관련 칼럼이나 업무사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