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산범죄
보이스피싱 공소시효, 해외 도피 후 시간이 지나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해외로 나간 지 몇 년이나 됐는데,
이제 보이스피싱 공소시효가 지난 거 아닌가요?”
보이스피싱 상담을 하다 보면 시간이 흐르기만 해도 사건이 자연히 마무리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형사처분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국외에 머무는 기간에는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해외에 있는 동안에는 시계가 멈춰 있다가, 귀국하는 순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외 도피 기간 동안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귀국 후에는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되는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국외 도피 기간, 왜 시효가 멈춰 있을까?
공소시효란 범죄행위가 종료된 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국가가 그 범죄에 관하여 더 이상 공소를 제기하여 형벌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다만, 처벌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국외에 나가 있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법원에서는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에 명시된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에 대하여 국외 체류의 유일한 목적으로 되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범인이 가지는 여러 국외 체류 목적 중에 포함되어 있으면 충분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5도5916 판결)
따라서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과 양립할 수 없는 범인의 주관적 의사가 명백히 드러나는 객관적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국외 체류 기간에는 처벌 회피 의도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시효는 사실상 계속 멈춰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도피 중이라고 무조건 수사가 중단되는 건 아닙니다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에도 국내 수사는 계속 진행될 수 있는데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절차가 이루어집니다.
1. 함께 가담한 사람들을 조사하고 계좌 흐름을 추적해 조직의 구조와 개개인의 가담 정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합니다.
2. 필요 시 국제형사경찰기구를 통한 적색수배가 요청될 수 있어, 해당 국가들 간 협력이 이루어질 경우 피의자의 해외 이동이 실질적으로 제약될 수 있습니다.
3. 국가 간 형사사법공조로 강제 송환에 준하는 절차가 추진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쌓인 자료들은 귀국 후 재판에서 그대로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귀국하는 순간, 시효는 다시 흐르기 시작합니다
국내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정지되어 있던 공소시효는 다시 진행되고,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은 신속하게 신병을 확보해 조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재판부는 이때 도피가 얼마나 길었는지, 그 사이 추가로 저지른 범행은 없는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형량을 정합니다.
이때 다음과 같은 사정은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큽니다.
- 도피 기간이 길고 조직적으로 깊이 가담한 경우
- 도피 중 추가 범행이나 증거 인멸 정황이 확인된 경우
- 피해 회복이나 합의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경우
자진 귀국과 강제 송환,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것과 붙잡혀 오는 것은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자진 귀국은 수사에 협조하려는 태도로 비쳐 유리하게 참작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강제 송환은 도피 의사가 뚜렷했다는 점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개별 사건마다 가담 경위와 피해 규모가 달라 결론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귀국을 결심하기 전에 변호인과 충분히 상의해 전략을 세우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결국 해외 도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국제 공조 수사가 강화되는 요즘 흐름에서는 도피 사실 자체가 형량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상담해 향후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보이스피싱 공소시효'와 관련해 더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다면, 관련 칼럼이나 업무사례를 참고해 주세요.